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overflow

뉴요커인 척하는 것과 뉴요커는 완전히 다르다

by vovona 2010. 12. 22.

 

 

우리는 뉴요커를 흉내 내고 싶어 한다. 예컨데 보리차 대신 쓰디쓴 스타벅스의 톨 사이즈 아메리카노를 마시고, 밥 대신 크림치즈를 듬뿍 바른 베이글을 찾고, 주말에 느지막이 일어나 브런치를 즐기는 것이 유행인 것도 다름이 아니다.

하지만 뉴요커와 뉴요커처럼 산다는 건 엄연히 다르다. 뉴요커가 된다는 것은 패션 잡지 속의 이미지가 아니라 치열하고 고단한 삶의 현장 속에 있다는 것이다. 그런 측면에서 본다면 그녀는 내가 가장 가까이에서 본 진짜 뉴요커다. 그녀는 미국인들조차 취직하기 힘들다고 하는, 남자들만 우굴거린다고 하는 아멕스카드 마케팅부에 입사했다. 그리고 그들의 문화에 적응하기 위해 그들의 신문을 숙독했다.

<뉴욕타임즈>, <윌스트리트저널>, <이코노미스트> 등 남들보다 2시간 먼저 출근해 1면 첫 줄부터 끝까지 밑줄을 치며 읽었다. 지적인 사치로만 끝나지 ㅇ낳기 위해, 스포츠와 정치 면의 토픽 몇 가지를 기억했다가 점심시간, 미국인들과의 대화에 이용하는 영악함도 놓치지 않았단다.

일요일 아침 또한 예외는 아니다. 하지만 그 순간만은 '살아남기 위해서'가 아니라 '아, 이번 일주일도 잘 참아 냈다.' 하고 그녀 자신에게 선물로 주는 것이라고 할까.

- '나이는 생각보다 맛있다' 중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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